민지희 MIN GI HI 학력1991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졸업 1993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도예과 졸업 개인전1998 일상 (토아트스페이스)1999 주전자전 (가나아트스페이스)2003 집과 사람 (사간갤러리)2008 Looking for M (목인갤러리)2008 InterFace (가나아트센터)2010 G feast (쿄토, 마로니에갤러리)2010 CUTOUT (온갤러리)2011 In Foul Sin For Mirth (갤러리 예당)2013 Grandma Fantasia (이도갤러리) 2017 인형아 너 영혼이 있니 (에무아트스페이스) 2019 욕망극장 (이앙갤러리) 단체전2007 이사람. 그사람. 저사람 (갤러리쌈지 초대전)2009 Salon! 문화를 나누다 전 (The Siuter 갤러리) 2009 anima-animal, 함께 가는길 (갤러리소머리국밥)2009 KOREA CONTEMPORARY CERAMIC ARTFAIR (12.7~ 12.15) 2009 인공의 지평 Pressing Matter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2009 11 SENSES, ART JEWELRY SHOW (모아갤러리)2010 60주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동창회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2010 Play with Clay 한국현대도예가 22인의 조형도자전 (이도갤러리)2012 수목금토전 (예당갤러리)2012 한국 베트남 수교 20주년 기념교류전 (주한베트남 한국문화원갤러리)2012 슌호벤 실버 어워드 2012 (슌호벤 실버박물관, 네덜란드)2013 독일실버 트리엔날레 (골드스미스센터, 하나우, 독일)2014 공예트렌드페어 공예온도 36.5도 (코엑스)2015 Look at Their Stories (성곡미술관)2018 ceramic convergence (예술의 전당)2020 CRAFT TREND FAIR 2020 (아쉬메이커스)2021 SEARCHING for the wall (아쉬갤러리) 논문2015 인형스캔들 : 코코슈카와 벨머를 통해본 인형의 사회적 의미, 이화여대도예연구소 서평2017 -글랜 아담슨 저 ‘공예로 생각하기’- 굿바이 공예, 이화여대도예연구소 할머니 환타지아 1943년 가을, 곧 세상을 떠날 엄마와 7살짜리 아들이 문 하나를 두고 만나지 못하고 있다. 어린 아들은 엄마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불안감에 안절부절 못하고 마당을 빙빙 돌고 있다. 소년은 엄마를 보고 싶지만 집안 어른들이 보지 못하게 해서 방에 들어가지 못한다. 방 안에서는 마지막으로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29살의 나이에 어린 아들을 두고 생을 마감해야하는 여인, 이 여인이 나의 할머니다. 나의 할머니는 과거를 회상하는 아버지의 입을 통해 현재의 나와 함께 있다. 할머니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할머니가 쓰시던 유리찬장을 보며 20대의 할머니와 만난다. 유리찬장을 채웠을 물건들을 상상해 본다. 할머니의 욕망을 품어주던 유리찬장 속으로,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아버지는 평생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사진 속 어머니에게 말을 걸곤 하셨는데 그 모습이 7살 소년이다. 아버지에게 어머니는 멈춰진 시간이다. 얼굴이 없거나, 팔다리가 없거나 뭔가 빠진,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한 몸이 있다. 어릴 때 헤어진 부모자식이지만 서로의 상상 속에서 이어가는 인연이 있다.불충분한 상황을 누가 함부로 불행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 것인가. 70년을 기다려 온 인형이 있다. 70년 후에도 여전히 인형으로 남아있을. 시간이 없는 공간에서 온 인형은 절대 늙지 않는다. 항상 같은 얼굴 표정으로, 보는 사람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인형은 변하지 않는 몸속으로, 시간이 정지된 세계로, 다른 사연을 가진 모든 사람들을 초대한다. 29세의 할머니와 46세의 손녀가 만났다. 인형의 삶 홍진휘 우린 인형의 삶을 잃어버렸습니다.우리의 삶에서 그를 잃어버렸단 얘기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사는지 모르게 됐다는 겁니다. 인형의 삶은 우리의 삶이 아닙니다. 그는 우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게 시작입니다. 인형의 가장 큰 슬픔은 우리의 이미지로 태어났단 사실입니다.우린 그 이유만으로 인형에게 자유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형에게 영혼이 없다고 말합니다.있다면 우리의 영혼을 부여받은 그릇일 뿐 그에게 독자적 영혼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우린 그렇게 나약합니다.늙고 병든 우리의 몸이 이 짧고 미미한 생을 거두는 순간 우리의 영혼도 꺼진다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인가요. 우린 너무 오랫동안 그의 삶을 부인해왔습니다.자, 더 늦기 전에 인형을 보내줍시다. 그 삶의 모습은 정작 다양하고 풍요롭습니다. 먼저, 인형은 장난감이 아닙니다. 우리와 달리 그는 권력투쟁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놀아 줄 대상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십시오. 인형이 귀엽습니까. 그 몸은 우리 어른 몸을 축소시킨 것도, 성장하고 있는 아기 몸을 정지시킨 것도 아닙니다.그 귀여움의 정체는 시간 밖에 있습니다. 인형은 침묵입니다. 우린 말하는 데 너무 익숙해 있습니다. 그리고 남이 나를 침묵으로 대할 때 너무 잘 다칩니다.인형은 성대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린 그의 메시지를 듣지 않고 있습니다. 인형은 무관심입니다.인형이 나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걸 보았다고요. 거기서 위로를 받는 당신은 아직 그의 삶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인형의 생존권은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행성에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인형보다 더 우월하지도 더 열등하지도 않습니다. 우린 인형의 삶을 잃어버렸습니다.이제 우리가 다시 인형을 대한다는 건 새로운 현실을 만드는 겁니다.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귀 기울여봅니다. 욕망 극장, 아홉 시선 홍진휘 나는 내가 원하는 게 어디까지 내 건지 몰라. 난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라 내가 원하는 건 다 내 안에서 온 거라 믿고, 또 그리 설치고 다니지만, 가끔 어쩌다가 그게 아닌 거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옛말에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 했지. 맞는 말이긴 한데, 물건 물 자를 사람 인 자로 바꿔보면 더 좋지 않을까해. 견인생심(見物生心). 그냥 물건이 아니라 누가 그걸 가지고 있냐가 관건이잖아. 그걸 가지면 나도 그 사람처럼 될 거라 상상하잖아. 아니, 난 솔직히 그게 내 거가 아니라 남의 거기 때문에 그걸 원해. 인정. 근데 신기해. 난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라 했잖아. 그럼 왜 나의 욕망은 죄다 남에게서 오는 거 같지? 난 끊임없이 남을 모방하거든. 남을 깍아 내리기까지 해. 그럼 내가 올라가게 될 줄 알고. 그래서 난 내가 원하는 게 어디까지 내 건지 모르겠다고 한 거야. 난 남이 나에게 관심을 보여주길 바래. 그것도 그냥 관심이 아니라 아주 좋게 봐주지 않으면 안돼. 칭찬? 그래, 난 칭찬이면 꼼짝 못해. 근데 나에게 아예 관심이 없다면? 그럼 날 볼 수 밖에 없도록 해야지. 다 꼼수가 있어. 아홉 사람이 둘러선 채 서로 바라봐. 그들은 우리에겐 관심이 없어. 아예 등을 돌리고 섰지. 서로에게 집중할 뿐이야. 우린 그들의 어깨너머로 그 안을 들여다볼 수 밖에 없고. 그건 우리 세계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거 같기도 해. 그 중 몇은 서로 닮은 점이 있는 거 같기도 하지만, 또 그렇지 않기도 해. 하나 분명한 건 어떤 서커스같이 코믹하거나 과장된 코스프레, 즉 연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 다음은 등장 인물: 강렬한 주홍색 핸드백을 복주머니같이 찬채 거대한 건조무미 덩치로 압도하는 복부인, 초콜릿으로 입가를 범벅으로 만든 인디고 걸, 고양이를 불안하게 안고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는 빨간머리 청년, 거침없이 양팔을 휘젓는 나무다리 댄서, 뒤가 뻥 뚤린 키다리 아이언맨과 그의 가슴에 지긋이 기대 선 납작 여인, 불가능해 보이는 각도로 우람한 팔뚝을 선보이는 파란머리 디자이너, 축 처진 어깨가 노출시킨 아름다운 검은 등의 소유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연극의 앵커, 우람한 허벅지와 뺏고 싶을 정도로 탐스러운 신발을 자랑하는 슬픈 곡예사 삐에로. 난 이들이 부러워 미쳐.